지하철 스킨쉽 - 2부 12장

임소연 0 210 04.02 21:21

꿈을 꾸었다.

녹아내릴듯 내 온몸이 문어의 빨판 같은 곳으로 빨려들어가는 꿈이다.

하지만.. 문어는 아니다.

여러개의 돌기가 있는 블랙홀 같은 느낌이다.

손끝부터 발끝까지 나도 모를 힘이 들어갔다.

그 느낌에 온몸이 녹아내린다.

부드러웠다.

끈끈했다.

따뜻했다.

꿈에서도 이런 감각을 느낄 수 있다니.. 감미로운 꿈이려니..



그런 감각에 부스스 눈이 띄어졌다.

“핥짝~~ 핥짝~~ 쭈압~~”

“윽~~”

인희가 내의 자지를 입안에 머금고 맛나게 빨아먹고 있지 않은가.

역시 꿈은 현실의 반영이던가.

감각이 살아 있음은 현실이기 때문이었으리라.



자지를 입에 머금고 있던 인희는 눈을 들어 내 눈과 입맞춤을 나눠준다.

부드럽고 따뜻한 눈웃음이다.

자지를 물고 있는 여인의 웃음이 이리도 아름다웠던가.

움찔거리면서 일어나려는 날 손짓으로 다시 내리 눌렀다.

이토록 아름다운 여인의 육체로부터 이런 봉사를 받다니..

난 행운아다.



자지의 뿌리와 부랄.

그녀의 혀끝이 지나간다.

따스했던 침이 묻어난다.

그리곤 이내 차가운 감촉으로 변한다.

입안으로 머금기도 한다.

피스톤 운동을 하듯, 그녀의 머리가 위 아래로 움직인다.

봉긋하게 부풀어 오른 인희의 입모양.

약간 우스꽝 스럽기도 하지만, 야하다.

나의 자지가 보였다 안보였다를 반복한다.

자지의 기둥을 입술로 모아 훑어주기도 한다.

그 안에 있는 그녀의 혀는 연채동물처럼 나의 자지를 하염없이 흔들어 놓았다.

“으.. 윽….아.. “

나의 입에서 뜻모를 신음소리가 배어나온다.



자지가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혀끝의 장난질에 놀아나는 자지에 피가 몰리고 있다.

사정의 순간이 임박한 때문이리라.

“후루룩. 할짝.. 할짝.. “

“윽.. 아….”



입안에 머금은 자지의 변화를 느꼈는지, 피스톤 운동이 빨라진다.

하지만, 이내 귀두 부분만 입안에 머금고 손으로 기둥을 잡아왔다.

귀두 윗부분은 혀로 하염없이 핥아주고 돌려주는 테크닉이 좋다.

그리고 기둥을 쓸어주는 그녀의 손안으로 그녀의 타액과 자지에서 흘러나오는 애액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스윽.. 슥. 슥.. 탁탁탁”

흡사 내가 혼자 자위할때 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학~~”

나의 허리가 휘어진다.

허리가 빳빳해지고, 엉덩이에 힘이 들어간다.

아마 뒤에서 본다면, 내 엉덩이가 하트 모양이 되었을 것이다.

자지는 긴장감으로 한없이 탱탱해졌다.

인희의 입이 더욱 벌어졌다.



“피윳~~퓻~~피육!!!”

귀두끝이 갈라지면서 정액이 삐져나오는 순간.

인희는 움직임을 멈추고 머리를 더욱 깊게 숙이며 자지를 빨아들여왔다.

인희의 볼이 옴폭하게 들어간다.

흡입력이 증가했다.

아마도 자의 정액을 입안으로 다 뽑아내려는것 처럼 강하게 빨아들이고 있었다.

“끄윽~~”



한없이 맛있는 쭈쭈바를 빨아먹는 어린아이처럼.. 발그래한 얼굴의 인희.

입으로 담아낸 정액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이미 한번 뽑아내지 않았던가.

손바닥에 나의 정액을 뱉어내고 손가락으로 정액을 만지작 거렸다.

“따뜻했어요. 그리고 미끌거려..”

“휴.. “

나의 정액을 가지고 장난감 만지듯 하는 인희를 보면서, 침대에 기대어 누워있을 수 밖에 없었다.

다리의 힘이 다 빠져버렸다.

기대하지 않던 새벽의 오럴..

그로인해 잠이 깨고, 덕분에 황홀한 새벽을 맞이할 수 있지 않았는가.



내눈에 비친 인희는 이미 아웃도어 복장을 다 갖춰입고 있었다.

아마도 내가 자는 사이 샤워를 마치고, 나갈 준비도 다 해놓은 모양이다.

“몇시야?”

“3시반이요”

“벌써 일어난거야?”

“아침에 미팅 잡혀 있으니까요. 이렇게 입고 갈 순 없잖아요”

“그렇지.. 내가 정신이 없네.. 은희때문이야.”

“우쭈쭈~~. 일어나서 준비하세요 실장님!!”

“알았어. 근데 다리에 힘이 없네”

“다른 다리는 힘이 넘치던데요?”

“이제 그런 농담도 할줄 알아?”

“실장님이니까요”

“이리와”

와락..

인희를 안아 눕혔다.

그녀의 채취가 감미롭게 코끝을 자극해온다.

“아잉. 어서 씻어요”

“나도.. 먹고 싶어”

“내가 음식인가? 뭘 먹어요~~”

“요기서 꿀물이 나오잖아”

“아휴.. 늑대”

손끝으로 그녀의 보지를 쓰다듬었다.



인희는 손바닥을 펴서 나의 등짝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아윽. 왜!!”

말없이 그녀는 손가락으로 나의 자지를 가리켰다.

풀죽은 나의 자지가 볼품없이 덜렁 거리고 있었다.

“히히히히히”

“이게 뭐. 나도 인희한테 해줄꺼야”

“어젠 제가 너무 받기만 한것 같아서 해드린거에요. 다음에 해주세요. 지금은 가야되요.”

“우쒸”

뾰루퉁한 내 볼에 살포시 입을 맞춰주고는 토닥여준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그녀는 방에 없었다.

허전했다.

누군가의 자리가 이렇게 클줄 몰랐다.

무거운 발걸음을 천천히 옮겨놓으며 나도 집으로 향했다.

택시를 잡기 위해 길가로 나갔다.



“실장님~~”

등뒤에서 편의점 커피를 손에들고 인희가 서 있었다.

“안갔어?”

반가움과 놀람의 기분이 교차했다.



“그렇게 의리가 없진 않아요. 그래도 이 시간에 같이 나오기도 뭐해서요..”

“그래. 내가 배려가 좀 없었네. 미안”

“히히. 여기요. 블랙 이시죠?”

“내 기호도 잘 아네?”

“사무실에서 늘 이렇게 드시잖아요. 맛이 없어도 성의니까 꼭!! 드세요.”

“고마워.”

이시간.. 택시들만 분주하고, 취객들이 있었지만,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쪽~~”

“어머.. “

“이뻐서. 고맙구”

“이긍.. 그런말 안하면 안되요?”

“뭘..”

“그냥 마음과 행동이면 되요. 분위기 깨지게 말까지 하고 그래요”

그냥 웃고 말껄.. 뽀뽀하지 말껄..

아니. 그래도 뽀뽀는 하고 싶었다.

그렇게 우리는 귀가를 서둘렀다.

세미정장에 악세사리는 목걸이 하나.

만약 에이젼시가 아니었다면 정장을 입었으리라.

디자인을 어필하기 위해선, 내가 디자이너라는 분위기를 풍겨주는 것도 중요하다.

고객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을정도, 하지만 디자이너라는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켜야 한다는거다.

인희는 짧은듯 짧지 않은 원피스를 입고, 밸트, 장신구를 착용하고 있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옷을 입는 센스가 돋보인다.

아마 디자인을 했어도 잘 했으리라.



촉박하지 않게 클라이언트 회사에 도착했다.

커피한잔 마실 정도의 시간은 충분할 시간이다.

천천히 심호흡도 하고, 옷도 매무세를 단정히 할 시간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간에 바틋하게 움직이면, 허덕일 수도 있고, 정신을 추스리고 클라이언트와 대화를 다시 한번 되뇌일 시간도 없다.

단지 도착이 목적이 되어 버릴 수 있다.

혹여 여름이라면, 흐르는 땀방울을 숨기기에 급급할 수도 있고, 그로 인해 불쾌감을 초래할 수 있다.

최소한 땀이라도 식힐 시간은 충분히 가지고, 마음의 여유도 다잡고, 머릿속에서 다시 한번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클라이언트와 미팅을 해야한다.



“오셨어요?”

안내 데스크의 여직원이 미팅 약속때문인지, 예전에 PT때 얼굴을 익혔는지 우리를 알아봐준다.

“네.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네, 회의실로 안내해 드릴께요”

“감사합니다.”



내 옆구리를 쿡 찌르는 은희.

속삭이듯..

“아무 여자한테나 막 그렇게 친절하신거에요?”

“넌 좀 더 배워야겠다.”

“뭐라구요?”

내 반응에 깜짝 놀랐는지. 기분이 상한건지.

표정이 싸늘하게 변했다.

그도 그럴것이, 이렇게 냉철한 대답이 나오리라는 예상은 하지 못한것 같았다.

“이따 이야기 합시다. 김대리”

“아. 네 실장님”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나보다.

자신의 흐트러진 모습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부끄러워서 일까.

얼굴이 상기된다.

이마도 찡긋거린다.

들리지는 않아도 인희의 가슴이 크게 움직이며 숨을 고르는것도 보인다.

하지만, 그냥 그렇게 두진 못하겠다.

의도한 바는 있으나 인희가 상처받는건 원치 않는다.

상냥하게 손을 잡아주고, 한번 힘주어 꼭 잡아주고 풀었다.

내 상태를 체크하듯 바라보는 그녀에게 눈을 찡긋거리며 윙크를 해준다.

나에게 어떤 의도가 있으리라 짐작만 할뿐이지만, 얼굴은 다소 누그러진 표정이다.

우리는 회의실에 자리를 잡고 미팅 준비를 마쳤다.



“안녕하세요. 처음뵙겠습니다. 박예은입니다. 마케팅 기획 실장을 맞고 있습니다.”

목소리가 사람의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청아한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흰색 미니 스커트와 핑크빛 브라우스를 입고 있었다. 김인희 대리와 견주어도 빠지지 않는 몸매의 소유자다. 키는 좀 크다. 나와 거의 비슷한듯 하다.

허리는 잘록했고, 가슴은 빵빵하다못해 브라우스 단추가 미어질만큼 부풀어 올라 있었다.

엉덩이는 내가 좋아하는 하트모양으로 운동을 많이 한 티가 난다.

이지적인 육체와는 대조적으로 참으로 조신한 얼굴이다.

몸매만 보면 색끼가 다분하지만, 그녀의 인상은 한국의 어머니상을 연상시킬 만큼 단아하게 생겼다.

이런 클라이언트라면 언제든 미팅 환영이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렁칭하시는 사이트 디자인을 맞게된 이정훈 실장입니다.”

“이쪽은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김인희대리입니다.”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우리는 인사를 마치고 자리에 앉았다.



신규기획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브랜드 런칭도 중요하지만, 이렇다할 특장점이 뚜렷하게 떠오르는게 없는 옷이기 때문이다.

입을때 편한건 기본이다.

무릎과 엉덩이의 천이 보강된 천이어야 하는것도 당연하다.

그렇다면, 어떤 사용자 편의성이 강구되어야 할까.

그것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기 위한 미팅자리였기 때문에, 굳이 기획실장과의 미팅을 주선한 것이 아니던가.



“바지에서의 바지주머니는 기존것 아래쪽으로 하나 더 있었으면 합니다. 허벅지 밖으로 위치하는게 좋을것 같구요. 그곳은 포켓용도로 사용하면 어떨까 합니다. 스마트폰이나 간단한 물건들을 가지고 다닐 수 있게요”

“말씀하시는 부분은 어떤 측면을 고려한 의견이신지 말씀해주시겠어요?”

“관절이 접히는 부분때문에, 기존의 바지 주머니에 물건을 넣게 되면, 경사면을 오를때 허벅지 위쪽이 상당히 불편한 상태가 됩니다. 핸드폰에 찔리기도 하구요. 기본적으로 관절이 움직이면서 겹쳐지는 부위의 포켓은 필요하긴 하지만 불편함도 동반하기 때문이죠.”

“그렇겠군요.”

나는 동작을 포함해서 설명을 곁들였고, 흔쾌히 의견을 받아주었다.

“매장에서 대부분의 바지를 살펴본 결과 디자인은 여느 브랜드에 뒤지지 않지만, 기능적인 측면에서 강조할 부분이 있었으면 했거든요.”

“언제 그렇게 세심하게 조사를 하셨어요? 시간도 별로 없었는데..”

“어제 여기 있는 김대리와 옷을 구비하고 동네한바퀴 돌았죠.”

“저희로써는 그저 감사할 뿐이네요. 아이디어도 주시고.. 영입하고 싶어지네요. 기획실로..”

기획실장은 반짝이는 눈으로 날 쳐다본다.



(의상을 전공하시는 분들에게 오해는 없으시면 좋겠습니다. 그냥 필자의 글을 쓰는 소재일 뿐입니다.)



“상의에 대해서도 드릴 말씀은..”

“와.. 상의도요??”

“*^^* 바람막이 점퍼들은 옷감이 매끄럽죠. 방수때문인것 같은데요. 덕분에 백팩 스타일의 배낭을 매게되면 여간 불편한게 아닙니다. 미끄러지기 때문에요. 어깨에서 살짝 살짝 미끄러져서 내려가기도 합니다.”

“네.. 그래서 고민이에요. 옷감 소재를 달리 해보기도 하지만, 그런 불편함의 감소량은 극히 적어서요”

“네. 그래서 고무로 코팅을 하면 어떨까 합니다. 지퍼 부분에 방수를 위해서도 그렇게 많이들 하는데요. 고무재질이면 미끄럼도 방지하고, 그걸 디자인적으로 풀면 더 좋은 제품으로 거듭나지 않을까 싶어요”

“말씀이 이해는 가지만.. 눈으로 본게 아니라서.. 잘 상상이 안가네요.”

“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디자인팀과 논의를 한번 해보시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네. 오늘 정말 감사합니다.”

“별말씀을요. 물론 컨설팅이나 마케팅은 저희 업무과업은 아니지만, 그래도 타 브랜드와는 확연히 다른 무언가가 있다면 기획과 디자인도 더 빛을 발할 수 있으니까요. 제 결과물이 더 좋게 나올 수 있다면 어떤 노력도 아끼지 않아야 겠어서요”

“직업 정신이 투철하신건지. 성격이신건지. 너무 좋은 분과 같이 일을 하게 되서 마음이 놓이고, 든든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시면 꼭 이야기 해주세요. 정식으로 보상에 대한 부분도 고려하겠습니다.”

“그렇게까지 말씀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모브랜드의 쟈켓이 이와 동일한 장치를 하고 있습니다. 한쪽으로 가방을 매고 있어도 우수한 부착력을 자랑하더군요.)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김대리는 거의 알듯 말듯한 표정으로 웃고 있었다.

회의가 끝나고…

“이실장님. 그런 파악을 언제 다 하신거에요?”

“입고 돌아다니면서.. 그런거 파악하라고 옷 사준거거덩”

“대단하다.. 그런 깊은 뜻이. 히히”

“손에 든걸 어떻게 주머니에 넣고 다닐까. 물건들의 사용성과 비례해서 어느 곳에 포켓이 있으면 좋을지, 가방은 어깨에 어떻게 부착되는게 좋은지를 알수 있겠지. 어깨끈이 몸에 잘 부착되게 하려면 웨이브가 약간 있는게 좋을지, 가방을 벗을때는? 물건을 꺼낼때는? 가방의 포켓은? 그런것들에 대한 질문을 가지면서 산행을 다니면, 그에 따른 문제점이나, 어느곳이 보강되면 좋겠다는게 나오겠지.”

“와.. 또 많이 배우네요”

“그럼 다행이구. 프로젝트 하면서 혹시라도 좋은 모습을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었음 좋겠다.”

“네. 근데요. 박예은 기획실장이요..”

“응”

“실장님한테.. 은근 관심어린 눈길을 보내던데요?”

“풉. 설마..”

여자의 적은 여자인건가. 눈치는 100단이다.

그렇다고 드러내놓고, 나도 알고 있다고 말할 분위기도 아니지 않은가.

그럴때는 그냥 모른척 넘어가도록 유도하는게 좋다.

“눈치 없어요?”

“아니. 빠른데”

“근데 왜 몰라요? 나도 보이던데?”

“별말을 다 한다. 클라이언트야!!! 일은 일!!”

“내가 지켜볼꺼야”

날 숨막혀 죽일 샘이냐..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입밖에 내면 죽는다.

역시 입다물고 웃는 수밖에..



늦은 오후.

박예은 실장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예, 이정훈 실장닙니다.”

“네. 저 박예은 이에요”

“아직 핸드폰에 박실장님 연락처를 저장을 못했군요.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지금까지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대한 회의를 하고 있었거든요.”

“고생이 많으시다.”

처음 만났을 때보다 말투가 많이 바뀐게 느껴진다.

사무적인 말투에서 약간은 친근한 직장 동료와 할만한 말투가 아니던가.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해야겠는데요”

“에구. 그런뜻은 아니었구요”

“하하하”

“아침에 말씀해주신 컨셉들을 디자인팀에 전달해서 시안 뽑아 달라고 했구요. 기획실에서는 아주 좋아 하더라구요. 물론 디자인팀은 디자인 수정할 부분이 많아져서 울상을 짓긴 하지만요.”

“에구. 제가 일만 더 만들어 드린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오지랍이. 좀.. 남달라서요”

“아이디어가 실용화가 되는것과는 상관없이 식사대접 한번 해드려야겠어요”

“저야 좋죠”

“그럼 오늘 어떠세요?”

“네? 아.. 오늘은 기획 회의가 끝나야 될꺼 같아서요. 그래야 디자인팀이 시간을 더 벌수 있거든요. 저녁은 어려울것 같습니다.”

“아.. 제가 맘이 너무 급했나봐요. 제가 좀 성격이 급해서요.”

“아닙니다. 말씀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식사는 마음으로 받은걸로 하죠”

“그럼 안되는데.. 그럼 몇시쯤 끝나실지도 모르시나요?”

“아직은요.”

“실례되지 않는다면, 끝나시면 문자한번 주시겠어요?”

“그러겠습니다. 결과도 말씀드릴겸”

“네, 부탁드리겠습니다.”



김대리와 함께 머리 싸매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아이덴티티를 이끌어 낸다는건 여간한 작업이 아니다.

우리가 전달한 아이디어가 적용된다는 가정하에 기획회의를 진행했고,

기능성의 장점을 살리기로 결론을 지었다.



“소지품을 분실하셨다구요? “

“손이 닿는곳. 당신의 소지품을 보관하고 있는 포켓이 있습니다.”

해드카피와, 서브해드를 결과물로..

디자인 컨셉은,

등산을 하고 있는 인물. 그 인물의 당혹한 표정. 망연자실한 손. 볼록하게 솟아있는 바지의 주머니.

그렇게 적당히 배치를 하고 각도에 맞는 사진이면 좋을것 같았다.

(광고 하시는 분들도.. 이부분에서 돌을 던지지는 말아주세요.)



다른 하나는..

“조금 더 기울이셔도 괜찮습니다.”

“어떤 백팩이라도 어깨위에 붙여 드립니다.”

역시 해드카피와 서브해드를 구성했다.

거기서 부터 출발한 디자인 컨셉 화면은,

옆으로 심하게 기울어진 인물의 한쪽 어깨에만 백팩이 대롱거리면서 메달린 사진이면 좋을것 같았다.



손으로 대강의 스케치를 하고 있었다.

이미지를 구하긴 어려울것 같고, 일러스트로 작업하기도 만만치가 않다.

이럴때는 직접 사진을 찍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이시간에 산행을 할수도 없지 않은가.

어두컴컴..



핸드폰에서 울리는 벨소리..

‘너무 열심히 일하시나봐요. 적당히 쉬셔야 좋은 결과물이 있지 않을까요?’

박실장의 문자다.

스케치가 거의 끝나갈 무렵이라, 시간은 벌써 11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부사장도 물기어린 젖은 몸뚱이로 날 홀리려고 했지만, 느끼지 못할만큼 집중하면, 이도저도 보이지 않는게 나다.

김인희 대리도 그걸 알기에, 또 어제 외박아닌 외박이 되어서 기획 회의 후 귀가한 상태다.

‘너무 늦었구나. 지금까지 연락을 기다리셨던건가..’

아차 싶었다.



“이정훈입니다.”

“네, 이실장님”

“너무 늦었네요. 이제 거의 마무리 되었습니다. 앞으로 15분 정도면 될것 같습니다. 혹시 어디신지..”

“아니에요. 일단 일부터 마무리 하시고, 다시 연락 부탁드릴께요”

“네 그럴께요”

기다린게 아닌가? 기다린건가? 잘 모르겠다.

일단 일부터 마무리 해야 하지 않겠는가.



디자인은 머리로 구상하고, 구체화 하는 단계가 어렵다.

그것이 이루어지고, 어떻게 표현해야 겠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그에 맞는 이미지와 카피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컨셉을 잡는 단계가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건 어쩔 수 없다.

지금 상태라면, 거의 반은 된거라고 봐도 좋다.

나머지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맞추고, 컨텐츠를 배열하고, 여백을 어떻게 활용할지, 색상의 선택은 어찌 할지등에 대한 부분을 만들어가면 되는거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저희 업무가 좀 그렇습니다. 야근이 좀 많아서요”

“힘든 직업이네요.. 일은 다 마무리 하셨나요?”

“네. 얼추 컨셉은 잡았습니다. 내일 정리하고, 다음날 찾아 뵈어도 될까요?”

“네.. 지금은요?”

“너무 늦지 않았는지.. 그런데, 어디신가요? 아깐 정신이 없어서 잠깐 말하다 말았는데..”

“회사 앞이에요”

“네. 그럼 제가 그리로 이동하겠습니다.”

“아뇨. 그냥 나오시면 되요”

“..”

급하게 짐을 챙기고, 스케치한 종이도 집어들었다.



“헉. 헉..”

“뛰어오셨어요? 천천히 오셔도 되는데요”

“여기서 기다리신거에요? 언제부터..”

“해지는건 구경했어요. 커피한잔 하면서 음악 듣고 있었답니다.”

“올라오시지 않구요.”

“일때문이긴 하지만.. 저도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네요.”

“…”

그냥 밝은 얼굴로 눈음을 짓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얼굴이 가로등 불빛에 녹아 하나의 그림처럼 느껴졌다.



“식사는 하셨구요?”

“네, 가볍게요. 이시간에 야식먹긴 좀 그러니. 어디가서 술한잔 하실래요?”

“네, 그러죠.”

“조용한 곳이면 좋겠네요”



회사 근처에 있는 일식집을 찾았다.

모듬회와 어묵, 타코와사비를 주문했다.

향이 좋아 마시기 쉬운 ‘긴죠’로 주류를 선택했다.

술의 완성도로만 따진다면, ‘준마이다이긴죠’가 좋겠지만..



“조용하고 좋으네요”

“마음에 드셨다니 감사합니다.”

내가 문을 등지고 앉고, 박실장을 안쪽에 앉혔다.

문이 열리고 닫히고에 따라 클라이언트에게서 눈이 떨어질수도 있기에, 가급적이면 문을 등지고 않는다.

클라이언트에게 집중하고 있는 ‘나’를 어필하기도 좋지 않은가.



안주들이 들어오고, 술이 들어오고..

이제 문을 열고 들어올 사람은 없다.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기획컨셉은 이러저러 했구, 디자인 컨셉은 이렇게 되었다는.. 등의 이야기다.

“잘 안보이네요..”

“그럼 제가 그쪽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네.”

건너편에서 그림을 손으로 찍어가며 이야기 하기도 어줍짢은 상태다.

엉거주춤한 자세도 그렇고, 음식 위에서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모래 보면 좋을것을.. 일에 대해 너무 쫀다는 생각도 들어서 살짝 불쾌감도 있었다.

다른 한편으론 왜? 이시간까지? 날 기다려?

이런 의아 스러운 생각도 있었다.

생각을 마음으로 갈무리하고, 밝디 밝은 얼굴로..



“여기 보시는 이 부분과 이 부분을 클로즈업 할 생각이구요..”

주저리 주저리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 놓았다.

“네, 좋은데요.”

“휴.. 마음에 든신다니 다행이네요”

“색상은 어떻게 처리하실지, 이미지는 어떻게 하실지.. “

실장 입장에선 당연히 궁금했으리라.

종이에 연필로만 스케치한걸 보고, 정확한 아웃풋을 짐작하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스케치한 내 자신만 그것을 알 뿐이고, 어느정도 디자인에 익숙한 작업자가 아니라면 보이지 않는건 당연할지도 모른다.

“네. 정리된 디자인은 직접 작업을 해서 보여드리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네. 사진을 찍으실꺼에요?”

“그래야겠죠. 남자 모델 하나, 여자모델 하나.. 물론, 그쪽에서 사진을 제공해주시면 더 좋겠구요.”

“고민해보겠습니다.”

“네.. 일 이야기는 그만 하고, 드세요”

“네.”

(브랜드 런칭에는 모델도 한목한다. 또한 의도한 화면을 만들기 위해 꽤많은 사진을 찍어야한다. 비용부담도 많고, 회사의 홍보와도 직결한다. 단순히 홈페이지에서만 쓰는것도 아니다. 신문, 광고, 카달로그등에도 같은 분위기의 사진들이 함께 결합되어야만 시너지 효과가 나는건 당연하며, 그것은 일개 에이젼시에서 담당할 부분이 아니며, 전체 홍보 마케팅부서에서 전담해야할 부분이기도 하다.



“음식도 깔끔하고 맛있네요”

“전 개인적으로 타코와사비를 좋아라 해요. 배도 안부르고, 안주로는 적당해서요”

“그래요? 저도 먹어봐야겠네요”



얼추 술이 들어가서 인가, 약간은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예은씨.

옷 매무세도 그렇고, 허리의 꼿꼿함도 어느세 앞으로 팔꿈치를 대고 바짝 기대 앉아있다.

얼굴빛도 홍조를 많이 띄고 있다.

어렵게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사실, 이실장님.. 정훈씨.. 목소리가 듣고 싶었나봐요..”

“…”

약간은 당혹스럽다.

목소리라니..



“저 목소리 좋은 사람이 좋아서요. 저도 모르게 귀찮게 해드리고 있는거 맞죠?”

“아이구. 아닙니다. 황송하게 왜 그러세요”

손사례를 치는 나.



“어릴때 부터, 소리에 민감했던거 같아요. 지금도 음표하나하나가 다 들리거든요”

“아. 혹시 말로만 듣던 절대음감?”

“네.. 뭐 굳이 표현한다면요”

“이야.. 음악을 하셨어도 좋았을텐데..”

“꿈이었죠. 피아노도 치다가, 작곡도 해봤는데, 반대가 심해서요”

“그러셨구나.. 저도 음악에 대한 이야기 하는거 좋아해요”

“아~ 그러세요. 너무 반가워요”



화색이 돈다.

두손으로 박수도 친다.

무엇이 그리 좋은지 모르겠다.

단지 음악에 대한 관심이 있는 공통점이 있을 뿐이거늘..



“저는요. 노래 잘하는 남자 너무 좋아 하는데.. 정훈씨. 노래해도 좋을꺼 같아요”

“하하하. 네. 언제 기회가 되면 들려드릴께요.”

“안빼시네요. 노래 잘하시나봐”

“못들어줄 정도는 아니라고 자부하고 있지요. 흠흠”

“정말 너무 듣고 싶다.. “

보채는 어린아이의 눈초리..



‘아~~~ 나 저런 눈초리에 완전 약한데..’

“흠흠”

“네? 네?”

“뭐가요…”

“노래요~~”

“허~~”

“노래요~~~~~~ 노래~ 노래~”

“그래요. 꼭 한번 불러드릴께요”

“힝.”

“박실장님. 왜 그러세요.. 하하하”

“지금 듣고 싶은데.. 오늘 많이 기다렸는데.. 노래요..”



이 부분이 술이 발휘되는 순간이겠지 싶었다.

전혀… 이런 모습을 남에게 보일 사람으론 보이지 않았기 때문인다.

의외였고, 당황스럽다.

노래를 불러주러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술도 얼추 들어가서, 둘다 취기는 있는데..

시간도 문제고..

어쩌면 좋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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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여성이 등장했습니다.

저도 예전에 클아이언트 기획자와 눈이 맞은적이 있었죠.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만큼 섹스의 기회는 많이 찾아오는법!!



다음편엔 음악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와 박예은 실장과의 썸씽이 있을 예정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활기찬 댓글 환영합니다. 글쓰는데 의욕이 됩니다. 추천도 좋구요.

다양한 소재와 상황의 제보는 늘 받습니다.

그리고 글에 반영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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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