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아내 - 5부

최효선 0 201 04.02 11:13

"아~~ 정말 시원해요..."



며칠전 다녀온 송산유원지로 차를 몰고 왔다...

그날 저녁에 본 을씨년스런 모습과는 달리 주변이 산책하기에 적합한 곳으로 탈바꿈해 보인다. 벌써 여러 대의 차들이 주차장에 주차되어있다.

몇몇은 차에서 내리지 않고 의자를 뒤로 제끼어 누워있는 모습도 보인다.



"저들도 우리처럼 불륜이려나...."



"혼자 온 사람도 있어요... 갈 곳 없어 여기에 있나보죠?...."



"에궁~~우리는 실업자 되지 말자.... 열심히 살아야지..."



"그래요 저까지 책임지시려면 돈 많이 벌어야 되겠어요....ㅎㅎㅎ...."



"그래 두 계집 책임지려면 돈 많이 벌어야겠다.... 은행이라도 털까?..ㅋㅋㅋ...."



산책길을 돌며 슬며시 주변을 돌아보고는 지희를 돌려 세우고는 입술을 찾는다.



"음~~!!! 쭙~~쭙~~"



습관적으로 그녀의 가슴을 부여잡고는 옷 위로 주물럭대는 태양을 전혀 뿌리치거나 거부하지 않고 태양의 손위로 자신의 손을 살포시 얹는다.

이제는 온전히 태양의 여자로 스스로를 자리매김 하였나보다.

긴 키스가 끝나자 지희가 웃는다....



"어떻해요... 입술이 커졌어요.. 삐에로가 되셨네요.... "



"나만 그러냐... 너도 삐에로다...ㅋㅋㅋ"



손수건을 꺼내 자신의 침을 묻혀 태양의 얼굴을 닦아내고는 작은 손거울을 꺼내 자신의 얼굴을 마무리한다...



"뭘 닦아... 좀 있다 또 할 건데...."



"그래도요.. 어떻게 이런 모습하고 다녀요...."



"불안하지 않아?"



뜬금없는 소리에 태양을 바라보며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아니요.. 이제 소장님.. 아니 당신을 믿을래요... 당신이 제 운명인 걸 일깨워주셨잖아요.."

"정말 제가 당신의 마지막 조개이길 바래요... 지금도 원하고 있고요..."



"당신 집에서는 당신이 본처겠지만 내 품에서는 네가 둘째야.. 세컨드로 살아가야 되는데 괜찮겠어?.... 사랑하는 맘은 똑 같지만 널 작은마누라로 불리우게 하는게 미안할 뿐이야...."

"하지만 난 자랑스러워... 두 계집을 품고 산다는 게 싫지만은 않더라구....하하하"



그녀가 태양의 팔을 꼬집으며 흘기는 눈매도 사랑스럽다.



"그래요 당신이 저를 원한다면 더 한 삶도 버티고 이겨낼래요... 다만 그 사람한테 미안 할 뿐이고요..."



잠시 남편 근영에게 미안한 맘이 들었지만 이내 털어내고는 밝게 웃으며 말한다...



"형님 언제오세요?"



"형님?"



"네~~"

" 제가 당신의 둘째 마누라라면서요... 그럼 당연히 당신을 먼저 모신 분이 형님이시죠.."

"아시죠 첩이 첩꼴 못본다구... 셋째는 절대 용납 못해요...."



그녀가 다짐을 하듯 내게 고운 미소로 으름장을 놓는다..



"고맙다.. 네가 집사람을 형님으로 불러주니 내가 더 편하다... 널 실망시키지 않을게.."



"형님 오시면 가게로 모시세요.. 저도 형님 보고 싶어요..."



"다정하게 있는 거 보면 질투 할 텐데.... 어떻게 참을래...?"



"저 그렇게 미련 곰퉁이 아니거든요... 형님하고의 잠자리 절대 질투하거나 샘내지 않아요..."

"당신의 아내를 당신이 품고 사는 건 당연한 거 아니예요?."

"이제 저도 당신의 아내인걸요..."



고개를 숙인체 태양의 아내임을 말하는 그녀의 말이 태양의 가슴을 울린다...



"저 부탁이 있어요... 숙소 옮기면 않되요? 모텔에 들어가는 거 정말 싫어요..."



"그래?... 그럼 우리 당장 방 알아보러 가자... 원룸 얻어서 거기서 우리 신혼살림 하면 좋겠다."



"정말요?" 그녀가 들떠 뽈짝뽈짝 뛴다.....



한번 맘 먹으니 일사천리로 진행한다....

지역신문을 보고 "즉시입주"라고 써 있는 원룸만 찾아다녔다...



"풀옵션 이라는데 이정도면 괜찮겠어?..."



"네~ 좋아요..."



"이제 들어오는 일만 남았으니 살림살이를 챙겨야지?.."



대형마트로 달려가 마치 신혼부부 인냥 살림에 필요한 것들을 쇼핑한다.



"이쁘고 좋은 것으로 골라.... 당신하고 내가 쓸건데.... "



신접살림 챙기듯 신이 난 지희는 자신의 할 일 이라며 태양은 구경만 하란다...

지희의 밝은 모습을 보니 덩달아 신이 나는 태양이다...

살림살이가 트렁크에 가득 넘치고 뒷 자석에도 산을 이룬다.



"이불은 왜 두채 씩이나 사는 건데... 필요하면 나중에 사지.."



"필요하니까 샀죠... 괜한 트집이셔....."



"너 오늘 이거 정리하려면 몸살날거다...어디다 쌓아둘래?"



"걱정하지 마세요... 정리 다 못하면 머리에 이고라도 있을 테니까...."



풀어놓은 짐이 정말 산을 이루고 뭐부터 정리해야할지 난감하다...

지희는 지치지도 않는지 벌써 냉장고가 정리되고 찬장과 서랍이 정리된다...

역시 살림하는 여자라 틀리다....



"이 침대 소리 않나야 되는데.... 옆집 사람 밤마다 신경 쓰일거 아냐...."



침대에 걸쳐 앉으며 태양이 말했다....



"어~휴~~ 짐승... 심심하면 침대 카바 좀 씌워주세요 주인니~~임~...."



분주하게 움직이던 지희가 침대커버를 안기며 이마에 입맞춤을 한다....

지희가 시간을 가장 많이 할애한 침대커버다... 태양의 분위기에 맞춰 고르고 고른거라는 걸 모르지 않는다....



"배고프지 않아? 우리 시켜먹을까?"



"아뇨~! 배고파도 조금만 참으셔요... 오늘 부터는 제가 차려드릴 거예요..."





"음~~ 냄새 좋은데.... 맛있겠다..."



맛을 보는 내게 지희가 걱정스러운 듯 물어온다...



"어때요?.. 형님이 차려 주시는 것 보다 못하겠지만 제 성의를 봐서 맛있게 드세요.."



"흡~ 맛있어... 울 작은 마눌이 카페 차리면 간단한 음식 만들어 내도 괞찮겠는데...."



그녀의 미소가 환해진다...



"다행이예요....맛있게 드셔줘서 고마워요..."



그녀가 정성스레 차린 밥상에서 정말 배터지게 먹었다...



"지희와 이렇게 마주앉아 식사를 하니 네가 내 마누라라는게 실감이난다.."



설거지를 끝낸 내 계집에게 비록 믹스커피지만 직접타서 권한다.



"수고했어... 당신 덕에 나도 여관생활 접을 수 있게됐네..."

"그나저나 당분간은 네가 두집 살림 하게 생겼으니 힘들어서 어케하냐..."



"당신이 말했잖아요.. 자신의 복이라구... 내가 선택한 길인데 힘들다고 않하면 않돼죠..."

"걱정하지 마세요.. 잘 해 낼 수 있어요.... 당신이 기운을 북돋아 줘야해요...."



"내 계집... 내가 정말 계집 선택은 잘했어.... 복이 넘친다...."



"그래요.. 그것도 당신의 복이죠... 축하해요.. 이렇게 어여쁜 계집을 아내로 둬서..."



"그래!! 그런데 당신을 이제는 보내고 싶지 않지만 애들이 기다릴텐데 아쉬워도 보내야겠다.... 다음부터는 내가 허락해야만 갈 수 있는거야...오늘만 특별히 허락하는거야..."



"네~~~!! 다음부터는 당신이 떠밀어도 않갈거예여. 당신 각오해요...."





화장을 지우고 화장대 의자에 앉아 누워 TV를 시청하는 남편 근영을 바라본다...

애들과 남편사이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늘 지희가 가장 편하게 누웠고 가장 행복했던 공간이었다...

저 자리에서 남편의 팔베게를 하고 남편의 손길을 느끼며 잠들었던 공간이다...

하지만 저 공간이 요즘에 와서 불편하고 가서는 안 될 자리인냥 마냥 눕기가 꺼림직하다...

요즘은 남편이 자신의 몸에 손과 혀가 닿을 때 마다 왠지 소름이 돋고 벌레가 기어다는 느낌이 자주 들곤한다... 이러면 않되는 줄 알면서도...



"않잘거야?"



뭔가의 기대감을 갖고 남편 근영이 물어온다...



"먼저 자... "



남편이 잠들고 난 후 누우려했지만 생각처럼 그리 쉬울 것 같지않다...

얼마전 까지는 아내로써 엄마로써 가장 편한 곳이고 남편의 숨소리를 들어야 안정이 되었던 자신이었지만 이제는 다른 한남자의 여자로 그사람의 첩이라는 자리라도 기쁘게 받아들인 자신이기에 남편의 품에 안기는 것이 그사람에게 죄짓는 느낌에 못내 망설여진다..



"뭐해!!" 남편이 독촉하듯 되 묻는다....

옷을 주섬주섬 입는 행동을 보고는 어디 가냐구 묻는 남편을 보며 지희가 말한다.



"답답해... 바람 좀 쐬고 올거야....



문을 열고 나가는 아내를 남편은 기막힌 듯 바라보다 담배를 하나 문다...

아내가 많이 변했다... 집에 들어오면 남편이 뭘 원하는지 알아서 미리미리 챙겨주는 자상한 아내였다. 밖에 나갈 때면 나갔다 와도 되냐구 꼭 허락을 받고 나가던 아내였다...

한번도 자신의 말을 거부한 적도 싫어하는 기색도 보인 적이 없는 아내이다...

그런 아내가 요즘들어 너무도 변했다... 한동안은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사업실패로 인한 몸의 악화로 한동안 꼼짝 못하고 누워 있을 때에도 아내의 정성은 하늘에 닿았다.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고 우렁각시라고 다들 침이 마르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그런 아내가아니었던가.....

아내의 지극정성일까 다행이 몸이 호전되며 기력을 되찾을 수 있었고 작은 급여를 받지만 일자리도 구해 조금씩 행복을 다져가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렇게 좋던 부부관계도 소원해지고 잠자리도 점점 기피하는 것이 맘을 불안케 한다..

애들이 담배연기에 쿨럭이자 남편 명균이 급하게 옷을 입고는 아내의 뒤를 따라 나선다...





오늘까지 묵기로 한 모텔 숙소 침대에서 오늘 하루의 고단함을 재우기 위해 누웠으나 쉽게 잠들지 못하고 담배 한 개피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인다...



"one summer night~~~"



화면이 밝아오며 그녀의 번호가 뜬다.... 반가움에 얼른 버튼을 누른다...



" 왜 아직 않자고....."



"주무시는데 깨운 건 아니죠... " 그녀의 목소리가 애써 밝게 걸어온다.



"ㅎㅎ 내 사랑하는 계집을 품고 싶어 안달하고 있다...ㅋㅋㅋ"



"ㅎㅎ 그래도 오늘은 참으셔야겠네요..."



"무슨 일 있어.. 이 시간에 잠도 않자고 나와있게..."



"그냥 답답해서 나왔어요... 밤공기가 시원하네요..."



"뭔 일 있구나.... 애들아빠가 뭐라 그래?"



"아니요... 그 사람 아무것도 몰라요..."



"좀 전에도 봤는데 또 보고싶어지네.."



"네!! 저도 보고싶어요... "

"저 지금 볼 수 없겠죠?.... 갑갑해서 나왔는데 갈 곳이 없네요...."



"기다려... 금방갈게.... "



급하게 츄리닝 차림으로 뛰쳐나간다....



"어디 있어?."



"시장 골목 앞에요..."



전조등 불빛이 보이자 급히 그녀가 올라탄다...



"무슨일이야.. 이 늦은시간에 잠도 않자고..."



"죄송해요..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어서 나왔는데 당신이 보고 싶어 견딜 수 가 없었어요..."





사라져 가는 차량 불빛을 조금 떨어진 공중전화 박스 안에서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다 타들어가 필터만 남은 담배를 끌 생각도 않하는지 멍한 표정으로 하염없이 차가 떠난 방향만 바라보고 있다....



"애들 아빠는?..."



"제가 차에 타는 거 본거 같아요..."

"당신에게 전화 걸었을 때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던데...."



"괜찮겠어?...."



잠시 침묵이 흐르고는.......



"애들 아빠 옆에 눕는게 당신에게 죄스러워서 더 이상 그렇게 할 수 없었어요.."

"제가 변했다는걸 벌써 느꼈을 테니까....제가 어디 가는지 궁금했겠죠..."



"바보같이... 내가 허락할 때 까지는 잠자리 해도 된다구 했잖아..."



"그럴려구 했는데....."



"내 걱정은 않해도 돼.. 하지만 네가 걱정이구나..."

"내가 어떻게 해주면 될까?.... 남편을 만나볼까?.."



"아뇨... 어차피 제가 해결할 일인데요... 제가 알아서 할께요... 당신 걱정 마세요."

"집 앞에 내려주세요.. 당신 봤으니까 기분이 풀려요... 너무 걱정마세요...."



근심어린 태양의 표정에 손을 잡으며 안심시킨다...



"내릴께요..."



"사랑해...."



집근처에 차를 멈추자 태양의 얼굴을 감싸고는 입맞춤을 한다.

집안으로 사라질 때 까지 바라보다 창문을 열고 담배 한 모금 깊게 빨아들인다..

잠시 후 담배의 빨간 불빛이 바닥에 떨어질 때 쯤 지희가 사라진 곳으로 따라 들어가는 그림자를 본다.







"미안해..."

"당신이 뭐라 해도 할 말없어..."



"솔직히 말해봐.."



남편 근영은 흥분한 감정을 억지로 삭히며 주먹을 부르르 떤다.

지희는 무표정한 모습으로 지금까지 벌어진 일들을 덤덤히 숨김없이 털어놓는다...

태양과의 만남, 자신의 감정, 느낌을 근영의 감정과 상관없이 말을 이어간다.

순간 "짝~~!!"소리와 함께 지희의 얼굴이 돌아가고 분을 못이긴 근영이 애들이 보든 말든 지희의 머리채를 움켜진다.

영문도 모른 채 아빠의 폭력에 놀란 애들이 울부짖으며 근영을 붙잡고 사정한다.



"아빠 왜그래... "

"아빠가 참어...."

"엄마 빨리 잘못했다구해.. 엄마.. 엄마.....!!!!"



아이들의 울부짖으며 엄마를 부르는 소리가 가물가물 어렴풋이 들리며 지희는 기억의 끈을 놓는다...



눈을 뜬다... 뜨고 싶지 않지만.... 눈앞에 보이는 것들이 어렴풋이 아른거린다.

한 쪽 귀퉁이에 버려지듯 내던져 있던 지희가 깨어나며 몸을 일으킨다.



"악~~!!"



온몸이 부서질 듯 쑤시고 아프다.. 남편의 악다구니가 어렴풋이 떠오르고 애들의 울부짖던 소리가 기억이 난다. 얼마나 맞은건지 기억이 없다.

부러질것만 같은 몸을 억지로 움직여 주변을 살핀다.

아이들은 않 보이고 남편이 옆에 누워있다....

부시럭 거리는 소리에 근영이 몸을 일으켜 지희를 바라본다.



흉하게 헝클어진 머리며 얼굴 주변에 덕지덕지 붙은 핏딱지가 어제의 일을 상기시켜준다.

태양이 사다준 옷이 찢기어져 있고 핸드폰이 두 개로 분리되어 있는 것이 지희가 쓰러진 후에도 분을 못 삭힌 것 같다.



"일어나봐..."



어제와는 다르게 목소리가 풀이 죽고 감정을 삭힌 듯 싶다.



"어제 미안했다... 눈이 뒤집혀서 너에게 못난 짓 했어... "



한숨도 못잔 듯 충혈된 눈에 헝클어진 머리가 근영이 얼마나 고민 했는지를 여실히 들어내고 있다.

얼마나 사랑하는 아내이던가?... 아내를 만난 후로 세상을 다 얻은 듯한 기분이었다.

지금껏 자신에게 얼마나 헌신적인 아내였는지 자신이 너무도 잘 알기에 그 분한 만큼 배신감도 컷지만 나름 생각하니 자신이 아내를 위해 한 것이 하나도 없었음을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니야... 내가 미안해..."

"당신에게 뭐라 할 말이 없어..."



"앞으로 어떻할거야?..."



지희가 절대 더 이상 태양을 만나지 않겠다고 하면 그냥 묻어두고 살고 싶다. 이미 다른 놈으로 인해 아내가 더렵혀 졌다지만 한시도 아내를 떠나 살 수 없음을 더 잘 아는 근영이기에 지희를 버리고 싶은 맘이 추호도 없다.

잘못했다고... 두 번다시 그런일이 없을거라구 말해주길 바라는 맘으로 재차 묻는다..



"앞으로 어떻할거냐구....."



"나도 모르겠어... 내 맘을 나도 모르겠어... 그냥 당신에게 미안해...."



".................."



"이제 나 더럽지... 당신이 안고 싶은 맘이 달아났지?....그래도 내가 당신 곁에 있음 당신 편하겠어?...."



"그래.. 더러워...추해.... 침이라도 뱉고 싶어...."

"그래도 곁에 있어... 애들 엄마 노릇이라도 해...."



격해진 맘을 달래려 숨을 고르며 차분히 말을 건내는 남편이 안쓰럽고 미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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