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한소설 (novel)

성인소설 - 쑥부쟁이 - 1부11장 음식재료

정철호 0 79 12.07 15:35

11부 약속




그 날은 초가을의 어느 날이었다. 오늘처럼 아직 늦은 여름의 더운 바람이 운동장에 가득했고 아이들은 점심 급식을 먹고 나서 저마다 아이스크림 하나씩 물고 들어오곤 했다.




나는 점심 식사를 하고 바람도 쐴 겸, 그리고 커피도 한 잔 마실 겸 해서 학교 옆의 화단을 지나 커피 자판기가 있는 곳으로 걸었다.




지나가는 길에 나를 만난 아이들은 꾸벅 인사를 하곤 각자 제 갈 길을 걷거나 옆에 있던 친구와 수다를 떨었다. 




벌써 가을이건만 후덥지근한 날씨 탓인지 햇빛을 싫어하는 소녀들은 다들 교실에 들어가고 건물 밖은 한적했다. 




화단에 있는 키 큰 단풍나무 아래를 지날 때였다. 단풍나무 그늘에 가려진 아래, 햇빛이 약간 비집고 들어간 곳에 작은 쑥부쟁이 꽃이 피어 있었다. 




아이들은 흔히 들꽃이라고 부르거나 들국화라고 부르는 꽃, 쑥부쟁이. 하얗고 가는 꽃잎들과 꽃잎들의 동심원 안에 있는 노란 꽃밥이 새초롬하니 예뻤다.




나는 가는 길을 멈추고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바라보았다. 




“선생님, 뭐 하세요?”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돌아보니 언제 왔는지 은희가 내 뒤에 서 있었다. 나는 뜻밖의 만남에 약간 기분이 떨렸다. 




“아... 응, 은희구나.”




“뭘 그렇게 보고 계세요?




은희는 내 어깨 너머로 고개를 빼꼼이 내밀며 큰 눈으로 두리번거렸다. 




그녀의 얼굴이 갑자기 내 얼굴로 다가왔다. 상큼한 향기가 스쳤다. 그것은 쑥부쟁이의 향기는 아니었다.




“와, 예쁜 꽃이네요. 들국화인가?”




“음... 이건 쑥부쟁이란 꽃이야.”




“쑥부쟁이요? 이름이 재밌는데요. 전 그냥 들국화라고 알고 있었어요.”




은희는 이제 내 옆에와서 나처럼 쪼그리고 않아서 쑥부쟁이 꽃잎을 검지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렸다. 




그 바람에 은희의 체크무늬 교복 치마가 무릎 위로 말려 올라갔고 하얀 종아리와 탐스러운 허벅지 안쪽이 약간 보였다. 




나는 나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키고는 얼른 눈을 돌려야 했다. 은희도 어색한 지 손을 아래로 밀어 넣어 치마를 모아 오금 안에 말아 넣었다.




그리고는 어색하게 귀밑머리를 쓸어 넘기며 헤, 하고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은희의 넘긴 머리카락 너머 그녀의 작고 귀여운 귀가 쫑긋 움직였다. 뜻밖의 장소에서 우연한 만남은 기대 이상의 설렘을 주는 듯 했다. 




“이건 쑥부쟁이라는 이름이고 국화의 한 종류하고 생각하면 돼. 비슷하게 생긴 걸로는 구절초, 벌개미취 같은 것들이 있어.”




“으응... 선생님은 그럼 그걸 다 구별하실 줄 아세요? 신기하다~~”




“그럼... 그냥 보면 다들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달라.. 쑥부쟁이는 뒤에 꽃받침이...”




“에이... 선생님. 불쌍한 고3한테 점심시간까지 수업하실 생각이세요? 누가 생물 선생님 아니랄까봐 후훗...”




“아, 그렇구나... 헤헤 미안해.”




나는 나이도 잊은 듯, 그리고 내가 은희의 선생님이란 사실도 잊은 듯 철없는 소년이 되어 웃었다. 




학교라는 공간도, 선생님과 학생이라는 신분도 지금 이곳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 동안 은희에게 접근하기 위해 다양한 핑계를 붙여서 기회를 만들었지만 그건 학교와 선생님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었다.




반장이라서 일을 시키기 위해 부르기도 했고 공부를 도와준다는 핑계로 남게도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하지만 지금 쑥부쟁이 꽃 앞에서 우연한 만남은 전혀 달랐다. 나는 한 남자로서 그녀 앞에 있었다.




“흠... 그런데 말이죠. 궁금한 게 있는데.” 은희는 무릎을 양손으로 안고서 몸을 앞뒤로 약간 흔들었다.




“뭔데?”




“선생님... 그러니까... 흠... ”




은희는 볼에 바람을 넣고서 고민하는 듯한 표정으로 큰 눈동자를 위로 올렸다. 순간 나는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그녀가 뭘 원하든 다 들어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뭔데 그래?”




“이 꽃이 쑥부쟁이잖아요. 근데 이 꽃도 꽃말이 있을까요?”




“꽃말?”




“네, 꽃말요. 왜 있잖아요. 국화는 지조와 절개 같이.”




“은희야 국화의 꽃말은 진실이야.”




“에? 정말요? 힝... 고전문학 시간에 국화는 사군자라서 지조와 절개를 상징한다고 공부했는데요.”




나는 쓴 웃음을 지으며 은희의 귀여운 보조개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선생님도 쑥부쟁이 꽃말은 몰라.”




“정말요? 선생님도 모르시는구나. 헤헤헷”




아닌 게 아니라 나도 정말 쑥부쟁이 꽃말은 몰랐다. 오늘 나에게 이런 행운을 가져다준 이 꽃의 꽃말은 뭘까?




“그럼... 선생님, 제가 한 번 알아볼게요.”




“그래? 그럼 은희가 알게 되면 선생님한테도 알려줄래?”




“음... 생각해 보고요... 쌤이 뭘 주실지 모르겠네요. 후훗..”




그러면서 은희는 고개를 살짝 비틀어 숙이고는 베시시 웃었다. 




은희는 내 앞에서 꼬박꼬박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오늘 어느새 나를 쌤이라고 줄여 불렀다. 




호칭이 세 글자에서 한 글자로 줄어든 만큼 우리 둘 사이의 거리도 줄어든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 인터넷에 검색하면 쑥부쟁이 꽃말 정도야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다. 하지만 난 그렇게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은희와 만난 오늘, 그리고 이 장소. 우리 둘 사이에 피어있는 이름도 우스꽝스러운 쑥부쟁이 꽃. 그녀와 계속해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우리 은희가 알려주기만 하면 뭐든 소원을 들어주지.”




내가 말하고도 약간 느끼한 것 아닌가 싶어 순간 당황했다. 은희는 내 말에 빙그레 웃으면서내 눈을 바라보았다. 




“음.... 지금은 잘 생각이 안 나요. 그래도요... 집에 엄마가 보시던 꽃말 책이 있어요. 무슨 여성지에서 준 부록 같은 거였는데... 제가 찾아보고 알려드릴게요,”




그리고는 무릎을 안고 있던 손 하나를 내밀어 새끼손가락을 세웠다. 




“그래도 쌤... 약속이에요.”




“응.”




“제가 알아오면 꼭 소원 하나 들어주기에요.”




“그래, 시험 문제 알려달라는 거 말곤 다 괜찮아.”




“참... 쌤도.. 절 뭘로 보시고... 칫.”




그녀는 토라진 듯 뾰로퉁한 표정으로 나를 흘겨보았다. 나는 내 새끼손가락을 내밀어 은희의 새끼손가락에 걸었다.




“물론 우리 귀엽고 착한 은희가 그럴 리 없겠지.”




두 사람의 새끼손가락이 마주 걸렸다. 그리고... 시간도 멈췄다. 




새끼손가락과 그 옆에 쑥부쟁이 꽃의 초점은 점점 흐려졌다. 하지만 내 눈을 마주보는 은희의 검고 맑은 눈망울은 선명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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