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야설) 박 차장 - 4부 6장 [야풍넷]

배호선 0 22 02.07 14:09

박 차장 4-6












박 상무의 양 손에 수갑이 채워질 즈음, 장우와 정 대리는 이벤트에서 보일 댄스 공연에 적합한 팀의 선택을 끝냈다. 모두 5개 팀이 이번 이벤트에서 보일 댄스를 선 보였다.








“정 대리는 어떤 팀이 괜챦았어?”








“글쎄요. 5개 팀 모두 괜찮았어요. 전 그 중에서도 허리캐인팀의 안무가 제일 좋던걸요. 차장님은요?”








“난 엑스터시팀이 제일 낫던데…”








“그 쪽은 다른 팀들보다 노장들이 많아서 그런지 동장이 굼드던데요.”








“바로 그거야. 댄서들의 나이도 어느 정도 차서 동작은 조금 느리지만, 팀의 이름답게 끈적끈적한 분위기를 내서 말이지. 다른 팀들은 파워풀하고 스피디해서…댄스곡의 밴댄서로는 제격이지만…그 날 우리가 사용할 음악의 인도의 시타르가 주요 악기로 나오는 곡들이야. 명상적이며 몽상적이지. 공연을 보는 사람들에게 여백을 많이 줘야해. 다른 팀들의 안무는 관객들이 생각할 여유가 없어. 그저 그들의 몸놀림을 눈이 따라다니기 바쁠 뿐이야.”








“차장님 말씀 들어보니까. 그런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댄서들의 몸매를 생각해봐. 다른 팀들의 몸매는 군살 하나 없는 몸매들이야. 근육질들이지. 하지만, 이벤트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몸매도 그럴까? 그리고, 근육질의 몸매는 너무 경직된 인상을 주지. 부드러움. 흔들림. 수축과 이완의 느낌을 전달해 줄 수 있을까?”








“후훗, 차장님.”








“왜?”








“차장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하고는 항상 다른 입장에서 보는 것 같아요. 여기 사람들도 추천하는 팀은 허리케인팀이었거든요.”








“그럼…정 대리도 허리케인팀이 아직도 제일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는거야?”








“아니요. 전 방금 세뇌 당했어요. 엑스터시팀으로.”








“이거 원…하옇튼 책임은 내가 진다. 난 엑스터시팀으로 정했어.”








“알겠어요. 잠시만요. 제가 우리 결정 사항을 저 쪽에 알려주고 올께요. 이왕이면 차장님이 안무도 디자인 해 보세요.”








“안 그래도 그럴 참이야. 아직도 밋밋해.”








“차장님 거기가 안서요?”








“뭐? … 그래. 그게 안서.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도 안서겠지.”








“이러다가 이벤트 끝나고 경찰서에 끌려가는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집단혼음유발죄…뭐 이런거 없나? 깔깔깔.”








“농담하지 말고. 저 쪽에다 우리 결정 사항 알려주고, 엑스터시팀에겐…오늘은 늦었으니까. 팀 리더보고 내일 회사로 오라고 해.”








“알겠어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조금 있으니 정 대리가 엑스터시팀을 데리고 장우에게 왔다.








“차장님, 우리랑 같이 일할 엑스터시팀이에요. 여긴 팀 리더인 장은주씨고.”








“안녕하세요. 박장우 입니다. 같이 일하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저희 팀을 선택해 주셔서 반갑습니다. 정 대리한테 얘기는 어느 정도 들었어요. 실망시키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실망은요. 잘할거라 생각되서 선택한걸요. 내일 사무실에 들리는 건 알고 있죠?”








“네, 그리고, 이벤트 성격이나 차장님 컨셉도 정 대리에게 들었습니다. 오늘은 인도 음악을 들어볼께요. 그리고, 가능하면 저희 팀원들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곡도 선곡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벤트가 얼마 남아 있지 않아서 반가운 말씀입니다만, 너무 무리하시는거 아니에요?”








“무리는요…사실 저희 팀이 요새 굉장히 디프레스된 상태로 있었거든요. 처음에 정 대리님이 다른 팀을 선택한 이유처럼…기혼자들로 이뤄져 있고…사실 한물간 댄스팀으로 찍혔어요. 하지만, 저희 팀도 분명히 장점이 있다는 걸 알았어요. 저도 생각 못했었는데…지금부턴 젊은 애들하고 똑 같이 경쟁하기 보다는 저희만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쪽으로 나갈거에요. 저희 팀원 모두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나이가 웬만큼 들어가지만, 나이 먹는게 죄는 아니죠. 그리고 제가 원하는 것도 원숙함이고 잘해봅시다.”












“정 대리…시간이 꽤 됐는데. 집까지 태워줄까?”








“아니요.”








“왜? 내가 집에 바래다주는거 싫어?”








“네, 집 안까지 바래다줘요.”








“이런, 싱겁기는…”








“저녁 차려드릴께요. 오늘 저녁도 못 먹었쟎아요.”








“나야, 밥 먹여주면 고맙지 뭐.”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 받으며 장우와 정 대리가 탄 빨간 마티즈가 정 대리집 방향의 간선 도로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자신들이 탄 차를 뒤에서 따라붙는 봉고차를 미쳐 보지 못했다.








“차장님, 저기 신호등 앞에서 죄회전 해서 들어가면 되요. 저희 집은 125동 이에요. 맨 안쪽에 있어요.”








“알았어.”








장우의 차는 신호등에서 죄회전을 받아 단지 끝 쪽에 있는 125동으로 향했다.








“이거…125동 앞에는 주차시킬 곳이 없는데…”








“그럼 건물 뒷편으로 가요. 거긴 단지 산책로가 있는데, 차 대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요.”








장우는 정 대리의 말대로 건물 뒷 편으로 차를 몰았다. 지은지 오래 된 아파트라서 그런지 산책로 주변으로 나무들이 크게 자라 있었다. 산책로라고는 하지만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사람들도 주차시킨 차들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자. 내리지.”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려, 125동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정 대리가 미끄러운 눈 길에 잠시 중심을 잃었다. 기우뚱 하는 정 대리를 장우가 안았다.








“어…이거 보기 좋은데.”








장우가 정 대리를 안을 것을 보고는 앞에서 걸어오던 사내 4명 중의 하나가 비아냥 거렸다.








“차장님 그냥 가요.”








“그러지 뭐. 난 쌈도 못하는데. 근데 뭔 아파트 주민이 저리 힘이 험하냐?”








장우와 정 대리는 아무 말도 않고 남자들을 지나서 걸어가려 했다.








“보기 좋다고~”








“그럼 계속 보시면서 가던 길 가시죠.”








“동생들아, 이 넘이 형님 보고 가던 길 그냥 가라고 명령하신다.”








어느새 다른 남자들이 장우와 정 대리의 앞 길을 막았다.








“이거 왜 이러는 겁니까?”








“내가 당신들이 보기 좋아서 쪼메 더 볼라고 그러는데.”








“이거 너무 무례하지 않습니까? 흑!”








장우가 뭐라고 한 마디 하는 순간, 장우 앞에 있던 사내의 매서운 주먹질이 장우의 복부를 강타했다. 급작스럽게 가격을 당한 장우가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당신들 뭐예요? 어떤 사람들인데 사람을 함부로 때리는거에요?”








“어쭈. 이 년도 한대 맞고 싶은 모양인데. 우리가 부탁받은 넘은 이 사내 놈 하난데…우쩌냐. 아그들아. 이년이 삼삼한게, 아무래도 손 좀 봐줘야겠다.”








나머지 3명 중의 한 남자가 이글거리는 웃음을 지으며 정 대리에게 닥아왔다. 사내의 손이 장우를 부축하고 있는 정 대리에게 닿는 순간 정 대리의 오른 쪽 다리가 위로 솟구쳤다.








‘퍼억~”








정 대리의 오른 쪽 다리에 명치를 강타당한 남자가 어눌한 비명 소리를 지르며 뒤로 넘어졌다.








‘이년이 살살 봐주면서 이뻐해 줄려고 그랬더니. 애들아, 이년도 뭉개버려!”








아직 헉헉대는 장우를 부축한 정 대리 주위로 사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살기에 불타는 사내들의 눈을 보고 정 대리는 절망감을 느꼈다. 도움을 청하고자 주위를 둘러봤지만 주위에는 지나가는 사람 하나 없었다.








“고만해라~”








정 대리를 둘러싼 사내 중의 하나가 주먹을 날리려 몸을 한참이나 웅크렸을 때 사내들 뒤에서 고만두라는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렸다. 사내들은 일순 긴장하여 뒤를 보았다.








“또 뭐야. 이건…영감아니야. 이보슈 영감. 그냥 지나가던 길 가슈. 괜히 끼어들어서 몹쓸 짓 당하지 말고.”








“아버지~”








영감이라고 불린 노신사가 사내들을 지나 정 대리에게 닥아왔다.








“아버지. 언제 오셨어요.”








“오늘 왔지. 저녁 먹고 산책이나 할려고 나왔더니…요새 뭐하는데 이런 쓰레기 같은 놈들한테 희롱까지 당하고 있냐? 여기 고꾸라진 넘은 또 뭐고. 이혼하고 겨우 같이 다니는 놈이 이런 형편없는 놈이더냐… 쯧쯧….”








“그게 아니고…저 사람들이 막무가내로 시비를 건 다음에 이렇게…”








“시끄럽다. 저기 쓰레기들은 니가 모르는 것들이고?”








“네”








“아니, 이 영감탱이가 듣자듣자 하니까 못하는 말이 없네. 애들아 저 영감탱이부터 조져!”








정 대리의 아버지는 정 대리로부터 대여섯 걸음을 앞으로 나왔다. 사내들이 노신사의 주위로 모여들더니 노신사의 앞에 있는 사내부터 노신사에게 주먹질을 해왔다. 노신사는 날아오는 주먹질을 왼손으로 가로막기를 하며 튕겨내더니 순간 중심을 잃은 사내의 턱을 주먹으로 강타했다. 순간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면서 사내의 입에서 이빨 몇 개와 피가 튕겨져 나갔다. 사내들은 순간 이 노신사가 평범한 늙은이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어느 정도 무술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한 그들이었다.








“이 늙은이가 보통 늙은이가 아니다. 애들아 한꺼번에 덤벼.”








사내들은 게획을 바꿔서 한꺼번에 노신사에게 덤벼들었다. 하지만 노신사는 당황하는 기색 하나 없이 앞으로 들어오는 사내의 발길질을 양손으로 막고는 한 스탭을 옮겨 바로 지르기로 사내의 명치를 가격했다. 명치를 가격당한 사내는 심음 소리 하나 지르지 못하고 그 자리에 고꾸라졌다. 이어서 노신사는 뒤에서 날아오는 발길질을 몸을 구부려 피하더니 순간 동작으로 몸을 돌려 오른발 뒤꿈치로 뒤에서 발길질을 한 사내의 얼굴을 가격했다. ‘크억’하는 소리와 함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싼 사내가 뒤로 벌렁 누웠다. 아무래도 사내의 코가 으깨진 것 같았다. 그리곤, 방금 당한 상황에 몸이 굳은 사내에게 몸을 돌려 다가간 노신사는 사내의 손목을 잡아선 자신의 몸을 사내 뒤로 돌리더니 남은 손으로 사내가 잡힌 손목의 반대 어깨를 무자비하게 눌러 버렸다. ‘우두둑’ 하는 소리와 함께 손목을 잡힌 사나이가 비명을 지르며 무릅을 끓었다. 사내는 부러져 덜렁거리는 자신의 어깨를 잡고는 괴로운 신음 소리를 계속냈다.








“이 영감탱이가…”








“이제 자네 혼자 남았구만…어떤가. 자네 동생들 데리고 그냥 갈텐가. 아니면, 자네도 어딘가 부러져서 이 엄동설한에 여기 누워있을텐가.”








“이 영감탱이 죽어버려랏!”








우두머리인듯한 남자가 품에서 칼을 꺼내더니 칼날을 세워 노신사에게 돌진했다.








“쯧쯧…”








노신사는 돌진해들어오는 사내를 보고도 눈 하나 껌뻑이지 않더니 사내가 공격 범위에 들어서자 일순 몸을 위로 날렸다. 위로 솟구치는 노신사의 몸과 함께 노신사의 오른 쪽 다리가 솟아오르는 몸 보다 훨씬 빠르게 위로 올라가는 것이 보이는 순간. 돌진하던 사내의 칼이 허공을 날았다. 노신사의 발차기에 턱을 강타당해 뒤로 고꾸라진 사내는 일어날 줄을 몰랐다.








“이눔아…넌 턱뼈도 나갔다. 그래서, 내가 그냥 가라고 했건만.”








우두머리 보다는 가격 정도가 덜한 사내들이 비틀거리며 일어나더니 정신을 잃은 우두머리를 메고서는 도망쳐갔다.








“아버지”








“응?”








“괜챦으세요?”








“나 한테 물어보는거냐?”








“네.”








“그건 저기 못난 사내놈한테나 물어봐라. 아직도 숨쉬기가 불편한 것 같은데.”








“아닙니다. 어르신…이제 괜챦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놈은 너랑 어떤 사이냐? 새로 생긴 보이 프랜드냐?”








“저희 회사분이에요. 우리팀 팀장인 박장우 차장님이에요.”








“머리는 잘 돌아가는지 모르겠는데…몸은 영 아니구나. 니 보이프렌드가 아니라니 다행이구만.”








“차장님, 저희 집에 가세요. 얼마나 다쳤는지도 봐야 하니까.”








“가긴 어딜 들어간다고 그러냐? 여자 혼자 살고 있는 집에. 배 한대 얻어맞았다고 죽지 않으니까. 그만 가보게나. 시간이 늦었네.”




“이 녀석이 지 애비가 왔는데, 누굴 집에 들인다고 그래?”








“알겠습니다. 어르신. 아까 보다 많이 괜챦아졌습니다. 정 대리님도 아버님이 오랜만에 오신 것 같은데 내 걱정하지 말고 들어가세요.”








“차장님, 정말 괜챦으시겠어요?”








“응. 나 정말 괜챦아.”








장우는 다시 한번 노신사에게 인사를 하고는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저 사람이 미국에서 태권도 도장을 하신다는 정 대리의 아버지인가 보구만…이거 초면에 영 스타일이 구겼는데…”








장우 만큼이나 장우의 마티즈가 미끄러운 빙판길을 비틀거리며 정 대리의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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